[차이나워치] '공동부유' 외치는 시진핑…사회주의시장경제 변곡점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최근 중국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보면 '공동 부유'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"함께 잘살자"라는 뜻인데요.<br /><br />이 단어가 최근 부상하는 이유는 무엇인지, 베이징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. 임광빈 특파원.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베이징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'공동 부유'라는 단어가 언제부터 나오기 시작한 것인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네, 말씀하신 대로 공동 부유는 '함께 잘살자'라는 뜻인데요.<br /><br />최근 중국 매체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이달 중순쯤부터입니다.<br /><br />더 정확히 말하면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공산당 지도부와 가진 제10차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'공동 부유'를 강조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했습니다.<br /><br />당 지도부는 당시 회의에서 공동 부유의 개념과 목표를 상세히 제시했는데요.<br /><br />"고소득 계층의 합법적 소득은 보장하면서도, 너무 높은 소득은 합리적으로 조절하고, 고소득 계층과 기업이 사회에 더욱 많은 보답을 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"고 언급했습니다.<br /><br />부유층과 기업이 쌓은 부에 인위적으로 개입해 분배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것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시진핑 주석이 이처럼 부의 분배를 강조한 배경은 무엇인가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시진핑 주석은 지난 7월 1일 중국 공산당 100주년 기념식에서 가난한 사람이 없는 전면적 샤오캉 사회, 쉽게 말해 중산층 사회를 이뤘다고 선언했습니다.<br /><br />집권 초기 절대 빈곤에서 탈출하는 '탈빈곤'에 정책 역량을 집중했던 시 주석이 샤오캉 사회 완성을 계기로 '공동 부유'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인데요.<br /><br />중국은 국내총생산 GDP 기준으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성장했지만, 극심한 양극화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실제로 베이징의 중심 번화가를 다니다 보면, 바로 인근에 여전히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는 극심한 빈민촌이 많다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.<br /><br />치솟는 부동산 가격 때문에 농민공을 비롯한 도시 빈민들은 십여 명이 아파트 한 채를 빌려 공동생활을 하는 것이 현실입니다.<br /><br />오늘날 중국의 성장은 덩샤오핑이 주도한 개혁개방이 토대가 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.<br /><br />"먼저 부자가 될 사람은 부자가 돼라"는 이른바 '선부론'을 앞세웠던 것입니다.<br /><br />하지만, 이 같은 빈부격차가 성장의 그늘로 지적되면서 중국 공산당이 '공동 부유'라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그런데요, 그동안 성장을 강조해 온 중국이 '공동 부유'로 정책 기조를 바꾸면서 중국 경제 전반에도 큰 파장이 일고 있다고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중국의 빅 테크 기업들은 올해 들어 당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빅 테크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던 중국 정부가 개인정보 수집 문제나 독과점 위험성을 지적하면서, 기업에 책임 있는 행동을 강조한 것도 '공동 부유' 기조와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.<br /><br />중국 정부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'디디추싱'이 기사들에게 받는 수수료가 과도하다며 수수료를 낮춰 받도록 했고요.<br /><br />중국 최대의 음식 배달 플랫폼 '메이퇀' 역시 배송 기사들에게 떼는 수수료를 낮췄습니다.<br /><br />출산과 육아 부담을 줄이는 정책으로 사교육 시장 규제도 강화했는데요.<br /><br />이 영향 때문인지 중국 대도시에서 이른바 '좋은 학군'으로 불리는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락세로 돌아섰는데, 광둥성 선전시의 명문 학군에서는 시세보다 약 9억 원 이상 싼 가격으로 경매에 나온 아파트가 유찰되기도 했습니다.<br /><br />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기존에 없던 보유세나 상속세, 자본 이득세를 새로 도입하고, 공공 기부금에 대한 우대 조치를 도입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그래서인가요.<br /><br />벌써부터 중국 기업들이 거액의 기부금을 내놓고 있죠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그렇습니다. 중국의 대표적 기술기업 텐센트가 가장 먼저 우리 돈 9조 원에 달하는 돈을 내놓기로 약속했습니다.<br /><br />그것도 앞서 시진핑 주석이 '공동 부유'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로 다음 날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는데요.<br /><br />텐센트는 "국가 전략에 대한 적극적인 호응"이라면서, 공동 부유를 위해 의료와 농촌경제, 교육 등의 분야를 장기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.<br /><br />텐센트 외에도 전자상거래 업체 핀둬둬가 1조 8천억 원 규모의 농업과학기술전담 기금 조성 계획을 밝히며 사회 환원을 약속했는데요.<br /><br />중국 당국이 빅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고강도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공산당이 요구하는 '사회 보답'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일부에서는 이 같은 기부금의 성격을 '보호비'라고 정의하면서 "빅 테크 기업들이 돈을 안 낼 수도 없지만, 냈다고 해서 당국의 감독을 피할 수 없다"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앞서 '공동 부유'의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 기업과 부자들의 '사회 보답'을 요구했던 중국 공산당은 기업들의 기부는 자발적인 것으로 강제는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.<br /><br />또 '공동 부유'가 부자를 죽이는 정책은 아니라고 강조했습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<br />중국 공산당이 이처럼 개혁개방 이후 40여 년 만에 정책 노선의 방향을 바꾼 근본적인 이유는 뭘까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전문가들은 내년 가을로 예정된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를 주목하고 있습니다.<br /><br />보통 당대회라고 불리는 전국대표대회는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데요.<br />여기서는 지도부 재편이 논의되는데, 시진핑 주석은 기존 관행을 깨고 장기집권의 꿈을 꾸고 있습니다.<br /><br />중국인들의 민심을 얻기 위해 부자와 기업들이 아닌 민생을 더 챙긴다는 명분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.<br /><br />사회 불안정 요인으로 꼽히는 빈부격차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는 장기집권의 정당성을 얻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입니다.<br /><br />[앵커]<br />이런 가운데, 중국에서는 고위직에 대한 사정 작업도 강화하는 분위기라고요?<br /><br />[기자]<br /><br />그렇습니다.<br /><br />오늘 전해진 소식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왕치산 국가 부주석의 측근이 800억 원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.<br /><br />산둥성 칭다오 중급인민법원에 따르면, 사정 감찰기구인 중앙순시조 부조장을...